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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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
고양이를 소재로 한 2011년 국산 공포영화. 7월 7일 개봉.
'비단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둘러싸고 관계 인물들이 잇따라 의문사하는 가운데, 고양이를 떠맡은 주인공 소연(박민영)에게 찾아온 비일상을 다루고 있다.
작품의 기본 아이디어는 서울 이촌동 한강맨션사건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작품 외적'''으로 적잖이 이슈가 됐었다. 우선 고양이를 공포물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다. 사실 에드거 앨런 포검은 고양이같은 이 바닥의 레전드가 있고, 서양 호러 영화를 찾아보면 고양이 소재가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예를 들어 전설의 캣 피플), 한국 공포영화 장르에서 고양이가 중심 소재인 것은 처음. 더구나 예로부터 고양이를 요물로 취급하는 한국인의 정서상 장르와의 궁합은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 모르나….
문제는 가뜩이나 사회 풍토상 고양이가 부정적인 마당에, 영화가 고양이를 괴기하게 묘사하는 것이 선입견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애묘인들의 반발. 영화에서 고양이가 악역으로 설정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묘인들은 영화 제목과 포스터만으로도 일반인들에게 선입견을 주기 쉽다며 집단 보이콧에 돌입하고 있다. 사실 티저 영상에서도 고양이 눈의 세로동공을 클로즈 업하며 꽤나 호러스러운 이미지로 내보이고 있다.
사실 고양이들을 대놓고 3류 악역으로 만든 '캣츠 앤 독스' 같은 영화의 경우도 개봉 당시 미국에서 고양이를 악의 무리처럼 설정한 것에 큰 논란이 있었다. (국내에선 잠잠했지만) 하지만 캣츠 앤 독스는 개와 고양이가 말을 하는 일종의 코미디 영화라서 진지한 공포물인 이 영화와 동일선상에서 비교[1]하기는 어렵다. 어느 쪽이든 애묘인들에겐 불쾌하게 보일 수 있는 내용이지만 말이다.
게다가 제작사에서 일부러 유기묘들을 동원해 영화를 찍고 보호소로 넘겼다는 소문이 확산되어 애묘인들의 분노 게이지가 수직상승중에 있다. 주인이 있는 동물을 등장시키면 주인에게 출연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유기묘를 데려다 쓰는 것은 비도의적이라는 것. 더구나 보호소로 넘어간 고양이는 일정 기간 내에 새 주인을 구하지 못하면 얄짤없이 '''안락사당한다!'''
세간에는 보호소에서 고양이를 중성화 수술 후 방생해준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이는 선진국 사례가 와전된 것이거나 국내에서도 재정 상태가 매우 넉넉한 보호소에서나 가능한 극소수의 케이스. 수컷은 수술 비용만 두당 수만 원에 달하고, 암컷이면 그보다도 훨씬 더 비싼지라 실질적으로는 안락사 처리가 일반적이다. 이런 판국인데 유기묘를 영화에 써먹었으면 최소한 새 주인과 연결해주는 정도까진 책임지는 게 제작사의 도의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자원봉사자들이 적발한 일부 보호소의 환경 실상은 보호소라기보다 수용소에 가까운 실정인데 해당 보호소 측에서는 이를 한사코 부인하고 있다. 참고 기사 과연 제작사에서 어떤 식으로 이러한 여론을 무마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6월 17일 제작보고회장에 주인공 역을 맡은 박민영이 주연 고양이를 안고 참석했는데, 포토타임 도중 플래시 세례에 흥분한 고양이가 박민영을 공격해 드레스 어깨끈이 풀려 떨어지는 참사가 빚어질 뻔 했다. 그런데 기사에 의하면 이 고양이는 '''출산 1개월'''째라고 한다. 휴식이 필요한 것은 물론 새끼들과 떨어져 한창 예민할 수밖에 없는 마당에 그런 곳에 데려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으니 그 난리를 피울 만도 하다. 거기다 사진을 보면 고양이 볼에다가 분홍색으로 염색까지 해놨는데 잘못해서 고양이가 염색한 털을 먹을 위험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모양이다. 고양이는 보통 하루에 수십번 정도 자기 얼굴과 손발을 햩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 털을 먹게 된다. 근데 조명빨 잘받자고 당당히 볼에다가 염색까지 해놨으니 여러모로 까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제작사도 이러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했는지, 5곳의 동물보호소에 사료 100포대를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기묘를 데려다 쓰고 무책임하게 다시 보호소에 보냈다는 소문과 관련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그랬다는 건 아니지만, 그간 한국에선 고양이들을 작중 소품(?)으로 쓰면서 온갖 학대가 벌어지곤 했다. 가령 처녀귀신이 등장하는 호러영화 원한의 공동묘지(1985)에선 고양이에 빙의되어 저주를 내리는 여인의 한을 무서워한 원흉인 부자가 동네방네 고양이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자 하인들이 진짜로 고양이를 벽에 내던지고 농기구로 찍는 연출이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고양이가 연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죽을 듯이 버둥거리는 등 '저 고양이 죽지 않았나?' 할만한 장면들이 나오는 걸 비롯하여[2] 음식 반합을 열었더니 고양이 토막이 나오는 장면도 있었다. 심지어는 텔레비전 광고에 나온 고양이가 연기가 안된다고 때려죽인 섬뜩한 실화까지 있다.[3]
무슨 영문인지 6월 말 네이버에 평점이 0.00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엠바고 조치일지도. 그리고 7월 현재 평점이 싹 리셋되어 7월 것부터 재집계되는 만행이 빚어졌다.
영화 자체는 평자들에게는 그냥저냥 무난한 평을 받았다. 다만 너무 정석적으로 만들어져 좀 심심하다는 평가가 있기도. 영화 외적으로 시끄럽긴 했지만 정작 영화 내에서 고양이의 대접은 나쁘지 않아서 마냥 악역으로 나오지 않고 친근한 이미지로 나오기도 한다. 물론 분명히 호러 요소로 쓰이긴 하고 죽는 장면이나 시체로 나오는 장면도 많이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애묘가들이 걱정한 것만큼은 아니라고 한다.
의외로 이창동 사단이 많이 관여한 영화다. 일단 제작사가 이창동과 그 친동생 이준동이 운영하고 있는 파인하우스 필름이며, 이준동이 해당 영화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감독이 이창동 조감독 출신. 어디까지나 소문 수준이지만 이창동이 영화 각본에도 조금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1] 하지만 할리우드도 진지한 호러물에선 고양이가 악역으로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첫 국내영화는 1970년 이조괴담이다.이조시대배경으로 안방에서 키워지는 집고양이로 설정되었는데... 억울하게 죽은 주인의 피를 마신 후 요괴가 된 고양이는 궁으로 들어가서 장녹수에 빙의하여 살육과 복수를 하는데 고승의 퇴치로 죽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와일드 캣(원제목은 Strays (1991)에선 아예 고양이들이 떼로 몰려들어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다만 티브이 영화로 엄청 저예산급이라...그 공포감은 하품나올 지경. 뭐 광견병 이미지 때문에 쿠조 같은 호러물의 소재로 쓰였기도 하고, 악당의 파수견 같은 악역으로서도 고양이보다 더 자주 나오지만 말이다.[2] 뭐 비슷한 시기 한국과 홍콩 합작 호러인 인사대전에 수천마리 을 진짜 때려죽이고 몽구스로 찢어죽이고 불도저로 밀어죽이고 태워죽이는 대학살도 나왔지만 말이다.[3] 90년대 중순 삼성전자의 냉장고 티브이 광고에서 미소짓던 흰 고양이를 기억한다면 섬뜩하겠지만, 그 고양인 당시 결국 맞아죽었다. 이는 삼성전자 사보에 나와서 논란이 작게나마 된 일이다.